전기차 충전소가 필요 없는 충전 인프라가 탄생했다. 전기차 주차 공간을 직접 찾아가는 자율주행 로봇이 출시된 것. 전기차의 확산과 보급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이다. 폭스바겐은 조만간 이동형 간이 충전소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토마스 슈말(Thomas Schmall) 폭스바겐(Volkswagen) 그룹 Components의 CEO는 “충전 인프라를 어떻게 접근하기 쉽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구축해서 전기차를 늘릴 수 있을까? 이것이 전기 모빌리티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전기차 충전은 아직 쉽지 않다. 충전기와 충전 공간까지 생각하면 적잖은 돈이 들어간다. 즉 전기차 확대에는 충전 인프라의 구축이 큰 걸림돌이다.

폭스바겐은 이를 감안해 따로 충전소와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고 ‘가성비’가 뛰어난 충전 방법을 찾아 고심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모바일 충전 로봇이다.

슈말 CEO는 “값비싼 독립형 충전소를 지을 게 아니라 충전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기술 개발이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즉 폭스바겐의 의도는 전기로 움직이는 모빌리티의 성공을 위해서 전기차를 비롯한 전력 충전에 로봇을 필두로 간단하지만 강력한 기능의 충전 인프라를 개발하는 것에 있다. 이동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형 충전기도 최근 개발한 폭스바겐은 금방 지었다가 허물고 다시 지을 수 있는 간이 충전소까지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스스로 움직여 충전 끝내는 로봇

지난 해 말 선보인 로봇 충전의 경우 필요한 장비는 소형의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 그리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에너지 저장장치 트레일러(소위 배터리 왜건)다. 완전히 충전되면 약 25㎾h의 전력을 보유하게 된다. 모바일 로봇은 여러 개의 배터리 왜건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이나 폭스바겐의 자동차 전용 통신망을 통해 모바일 로봇을 호출하면 로봇이 배터리 왜건을 끌고 고객 자동차로 찾아가는 것이다. 이 배터리 왜건은 고속 충전 기능을 갖고 있어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다.

이처럼 모바일 충전 로봇의 특징은 ‘자율성’이다. 충전할 전기차를 로봇이 제어하고 충전기 소켓을 열고 플러그를 연결한 뒤 충전이 끝나면 소켓까지 닫는 전체 충전 과정에 사람이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모바일 로봇은 전력이 충전된 트레일러를 전기차 근처로 끌고 온다. 이후 전기차와 연결해서 배터리를 충전한다. 즉 하나의 트레일러에 연결된 여러 대의 모바일 로봇이 다수의 전기차를 충전하는 식이다. 충전 서비스가 끝나면 모바일 로봇은 트레일러를 끌고 충전소로 가져간다.

모바일 로봇에는 카메라, 레이저 스캐너, 초음파 센서가 장착돼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조합을 통해 그는 충전 프로세스를 완전히 독립적으로 처리 할 수있을뿐만 아니라 주차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가능한 장애물을 인식해 이에 대응할 수 있다. 주차 공간이나 지하 주차장의 크기에 따라 여러 대의 로딩 로봇을 병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차량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모바일 충전 로봇에는 장점이 많다. 우선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전기차 충전소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충전 로봇이 전기차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일반 주차장, 다층 주차장, 지하주차장 등 모든 주차장에 접근할 수 있다.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기 어려운 제한된 공간에서도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 경쟁력이 생긴다. 막대한 투자비용이 소요되는 충전 인프라가 따로 필요 없는 것. 그저 주차 공간만 있으면 충전 로봇이 알아서 충전해주는 셈이다.

“컴팩트한 디자인 덕분에 충전 로봇은 어느 공간에서도 충전을 진행할 수 있다. 구태여 주유소에 충전기를 병설하고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가 뒤엉키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평소대로 고객들은 그냥 자기 공간에 주차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로봇이 알아서 처리한다.” 슈말 CEO는 이렇게 설명하면서 “중기적으로는 전기차 충전이 스마트폰 충전만큼 쉬워져야 한다”고 덧붙인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하는 그의 말에서 전기차 확산을 확신하는 자신감이 느껴진다.